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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설계하는 데 있어서 직장이 차지하는 부분은 결코 작지 않다. 인생에서 상당한 시간을 직장에 할애해야 하고 또 원하는 생활을 하기 위한 동력인 '돈'의 크기가 직장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예외야’라고 외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부모가 엄청난 부를 물려줘서 돈 걱정 없이 사는 상위 몇%와 천부적인 사업 수완으로 직장인 대열에서 이탈하는 이들은 예외로 해두자. '88만원 세대'로 대표되는 사회 초년생들은 상속을 통해 삶을 영위하기 어렵거니와 가진 돈도 없어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없다.

인생 설계의 한 축을 이루는 만큼 직장을 고르는 기준은 개인에 따라 다르다. 누군가는 적성이나 능력, 또 다른 누군가는 직업의 안정성과 벌이수준이 직장 선택의 우선순위에 놓이게 된다. 머니위크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취업을 앞둔 예비 사회초년생의 기업 선호도를 조사했다. 

◆연봉에 끌린다

머니위크가 잡코리아와 8월23일부터 9월2일까지 남녀구직자 1145명(남성 652명, 여성 49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취업 시 가장 고려해야 할 항목’에서 절반이 넘는 수가 ‘연봉’을 택했다.

연봉을 택한 구직자는 600명으로 전체의 52.4%나 됐다. 구직자가 좋은 직장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에 연봉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끼친다는 의미다. 남녀 성별로 볼 때 남성(56.3%)이 여성(47.3%)보다 연봉을 선택한 빈도수가 높았다. 남성은 367명, 여성은 233명이 연봉을 가장 먼저 따진다고 답했다.

두번째로 직장 선택에 영향력이 큰 항목은 업무만족도다. 195명이 이 항목을 선택해 17.0%의 비율을 보였다. 남녀 모두 차이가 없는 점이 이채롭다. 복지를 선택한 답변은 148명이었다. 특이한 점은 여성의 복지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여성은 83명이 복지를 선택해 전체 평균 12.8%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 16.8%를 기록했다. 반면 남성은 여성보다 적은 65명이 복지를 선택해 전체 남성 응답자 652명의 10분의 1에 그쳤다.

회사에 대한 인지도 역시 직장을 선택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109명이 선택하며 9.5%를 기록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기업의 인지도를 더 중요시했다. 남성은 8.6%만이 기업의 인지도나 평판을 고려한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10.8%나 됐다.

‘사오정(45세 정년)’이나 ‘오륙도(56세까지 남아있으면 도둑놈)’라는 신조어를 낳았던 정년 문제는 구직자에게 먼나라 이야기인 듯하다. 불과 57명(5.0%)만이 정년보장을 취업 시 가장 고려하는 항목이라고 답했다. 성별로는 남성(5.2%)이 여성(4.7%)보다 다소 높게 나왔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사라지는 지금의 세태를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기대 이하의 결과를 기록한 답변도 있다. 여가보장은 불과 32명(2.8%)만이 선택해 최근 불고 있는 웰빙이나 여가문화 확산 분위기와 거리를 보였다. 취업준비생이 직장 선택에 여가까지 고려하기엔 현실의 장벽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왜 연봉에 목매나 

‘수능 성적 상위 20% 안에 드는 대학, 토익 900점, 자격증, 대외경험 있음, 나이 젊고 외모도 되고, 말발도 자신 있으니 연봉 3000만원은 껌인 줄 알았다. 대기업 공채는 서류부터 컷되고, 그나마 서류심사 통과해도 2차에서 탈락. 중견기업도 힘들어서 월 170만원 주는 회사 들어가려고 한다. (중략) 월 200만원도 이루기 힘들구나.’

요즘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어릴 적엔 월 200만원은 쉽게 벌 줄 알았다’는 글의 일부다.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를 토로한 이 글에 많은 누리꾼이 ‘그 정도면 감사해야 한다’고 질타한다.

여전히 많은 취업예정자들은 연봉을 직장 선택의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여기는 듯하다. ‘연봉 5000만원을 받고 대기업에 다니는 오빠가 명절에도 일하러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회사는 돈 주는 만큼 일을 시킨다’며 휴일보장을 강조하는 의견도 있지만 ‘배부른 소리’로 치부되기 일쑤다.

취업자들이 연봉에 치중하는 이유는 물질만능주의와 배금주의가 지배하는 사회현상과 맞물려있다. 최근 벌어지는 강력범죄나 자살증가 등은 모두 이 같은 풍토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원인은 부의 일방적인 쏠림에서 찾을 수 있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처럼 대기업이나 부유층이 더 많은 돈을 긁어모을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 반면 돈이 없는 사람은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배척당하기 일쑤다. 인간 가치의 척도가 돈으로 매겨지는 각박한 현실에서 개인이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부자 대열에 서야 한다는 통념이 이렇게 만들어진다.

특히 설문 결과 남성이 연봉을 선택한 비중이 높은 이유는 남성의 금전적 부담이 여성에 비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애할 때 데이트 비용이나 결혼 시 주택마련비용 등은 사회통념상 남성이 부담해야 할 비중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결혼 시기가 늦어지고 비혼율이 높은 이유는 구속보다 자유를 원하는 점도 있겠지만 내 집 마련 비용이나 결혼비용 문제를 꼽는 이들이 많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posted by 어린왕자악꿍